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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위기의 연예계1] 유흥업소 출신 프로포폴 사망자, “명문대 출신 여배우였다” 충격

스므스 2012. 9. 19. 16:14

[enews24 이인경 기자] ‘H산부인과 시신유기’ 사건으로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일명 ‘우유주사’ 사망자가 한때 전도유망했던 여배우로 밝혀지면서, 연예계에 ‘신인단속령’이 떨어졌다. 지난 7월 31일 서울 강남의 한 산부인과에서, 한 의사에 의해 13가지 혼합 프로포폴을 맞고 사망했던 이모씨(30)가 당초 유흥업소 종사자로 알려졌으나 과거 연기자 활동을 했고, 연예기획사에까지 몸담고 있었던 여배우였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연예계 전반에 충격을 안겨주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사실은 지난 8월 2일부터 4일까지 서울 강남의 한 장례식장에서 치러진 이씨의 빈소에 다녀온 연예종사자들이 “이씨가 H산부인과에서 벌어진 ‘우유주사’ 사망자였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면서 삽시간에 퍼지게 됐다. 특히나 프로포폴 중독자에 대한 수사가 최근 유명 방송인 A를 필두로 연예계 전반으로 확대되면서, 이러한 일련의 프로포폴 사건이 ‘대형 마약 파동’으로 번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다. 이에 enews는 신인 연예인과 유흥업소의 위험한 고리, 마약 중독에 노출된 연예계 생활, 신인을 바라보는 사회의 불편한 시선, 연예지망생들의 열악한 처우 등에 대해 취재해봤다.



당시 장례식에 다녀왔던 한 관계자는 enews와의 인터뷰에서 “아직도 믿을 수 없는 일”이라고 털어놨다. 그는 “과거 알고 지냈던 이씨의 휴대폰 번호로 지난 8월 2일께 갑자기 문자메시지가 왔다. 유족인 언니가 보낸 내용이었는데 장례식에 와달라는 내용이었다. 5~6년간 활동이 없어서 궁금했었는데 부고 소식을 받은 것이다. 그런데 빈소에 가보니 이씨가 우유주사 피해자와 동일인물이었다는 이야기가 나와서 큰 충격을 받았다. 룸살롱, 프로포폴과는 연결지을 수 없을 정도로 순수하고 꿈이 많은 친구였는데 어쩌다 이런 일이 벌어졌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들 역시 “우리 회사 신인들도 혹시나 이씨처럼 프로포폴에 중독되거나 업소에 다니지 않을까 불연듯 걱정이 들었다”며 안타까워했다.

고인은 왜 연기자의 길을 접고, 유흥업소에 나갔고 프로포폴을 맞으려다가 죽음에까지 이르게 됐을까? 특히나 고인이 다녔던 학교는 ‘연기자의 엘리트 코스’라고 볼 수 있는 서울 유명 대학의 연기관련학과였다. 입학하기도 힘들고, 입학하면 연예계 데뷔는 따놓은 당상이라는 말이 나도는 이 대학에서 고인은 2학년 때부터 각종 지상파 드라마와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했다. 유명 연예인이 소속된 기획사에서 전속 계약을 맺고 연예관계자들과의 교류도 활발한 편이었다. 고인과 같은 대학에서 연기자의 꿈을 꿨던 배우 B씨는 “신입생 때부터 이씨 주위에는 이미 데뷔한 모델, 연기자 친구들이 많았다. 자신감도 넘쳤고 성격도 밝고 활달해서 친구들이 많았다. TV에 종종 출연하기도 해서 잘 적응하는 줄 알았다. 졸업 후에 연락이 끊겼고 이후에 왕래가 없었는데 부고 소식을 듣고 너무나 놀랐다”고 전했다.

고인은 생활이 어려운 편은 아니었지만, 자취 생활을 하면서 아르바이트를 뛰어야만 했고 이 과정에서 몇몇 지인들의 소개로 유흥업소에 나가게 됐다고 한다. 한 유흥업소 관계자는 “유명 대학의 연기학과 학생들이 사실 생활비 때문에 이런 곳에 종종 나온다. 평소와 달리 갑자기 명품을 걸치고 다닌다거나, 얼굴이 예뻐지고 성형을 하는 신인 혹은 지망생 절반 이상은 그런 (업소에 나가지 않나) 의심이 든다. 설령 그런 곳에서 일한다고 하더라도 이들이 자신이 배우라는 사실을 드러내는 일은 없다. 나중에 소문이 날까 걱정해서다. 처음엔 지인들이 ‘그냥 앉아만 있으면 하루에 50만원 정도 준다’고 얘기해서 가본다. 하지만 차츰 분위기에 적응되면 본인들이 알아서 출근하다시피 한다. 그러면서도 배우에 대한 꿈을 절대 놓지 않는다. 낮에는 오디션 보러 다니고, 밤에는 생활비 벌러 다니는 패턴이 되는 것”이라고 귀띔했다.

실제 고인 역시 사망 직전까지 한 영화사 미팅을 위해 준비했다는 이야기가 있었다. 사망 사흘 전에는 개인 미니홈피에 이러한 글을 남기기도 했다. “인생이 역겹다 생각했는데 역겨움 안에도 웃음이 있다. 내 마음이 진정 빈털터리가 되더라도 나는 웃을 거야”라고 내용으로, 희망의 끈을 놓지 않겠다는 의지가 보이는 대목이었다. 고인의 또 다른 지인은 “그곳 생활(유흥업소)을 하면서 이씨가 잠을 못자고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고 들었다. 프로포폴이라는 약물을 하게 되면서 수면제 대신 주사에 의지하게 됐고 나중엔 피부과나 외과에 가서 프로포폴을 놔달라고 했다더라. 물론 고인이 잘못된 생각을 한 것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프로포폴을 쉽게 놔주는 의사들이 더 문제가 있는 것 아닌가 싶다. 프로포폴을 찾은 이들을 돈벌이처럼 악용하며 주사를 놔준 의사들이 너무나 원망스럽다”고 성토했다.

위기의 연예계를 진단한 enews의 취재는 19일 낮 12시와 오후 8시 방송되는 tvN ‘eNEWS’의 새코너 ‘결정적 한방’에서 자세히 확인할 수 있다.

이인경 기자 judysmall@enews24.net (펌)